영화 엘리멘탈의 배경
(주의)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픽사의 영화 '엘리멘탈'에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과거와 미래에 대한 여러 가지 이스터에그와 언급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피터 손 감독이 연출한 엘리멘탈은 픽사의 27번째 영화로 감독의 인터뷰를 보면 그의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감성적인 이 영화를 구상해냈다고 합니다. 간단히 말하면 엘리멘탈 영화는 불과 물의 성질을 가진 엠버와 웨이드가 예상치 못하게 수도관 문제로 만나 함께 힘을 합쳐 엘리먼트 시티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모험이야기입니다. 보통은 디렉터들은 자신의 경험을 소재로 삼아 발전시켜서 생생한 작품을 만들곤합니다. 이 영화는 기발한 소재와 매력적이고 재미있으면서도 예측이 될 듯 안될 듯 한 로맨틱한 스토리로 많은 긍정적인 평단의 반응을 얻었습니다. 이 영화의 스토리와 배경에는 어떤 사연들이 숨겨져 있는지 다루어 보겠습니다.
그 밖에도 엘리멘탈은 영화에 다양한 까메오같은 반가운 이스터에그를 등장시켜 소소한 즐거움을 줍니다, 이 영화는 주로 웨이드와 엠버의 이야기에 주력하고 있지만, 매의 눈을 가진 시청자라면 놓칠 수 없는 소소한 재미들이 배경에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물론 상당수는 발견하기 어렵고 화면에 몇 초 동안만 나타나기 때문에 눈을 한번 크게 뜨고 찾아보겠습니다.
픽사 영화의 A113
알쏭달쏭 봐도 지나치기 쉬운 엘리멘탈 이스터에그 중 하나는 열차 표지판이 표시될 때 나오는데, 여기에는 A113 이란 독특한 문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픽사는 모든 영화에 어떤 식으로든 방 번호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기서 나오는 A113의 의미는 엘리멘탈의 피터 손 감독을 비롯해 픽사의 많은 사람들이 수업을 들었던 강의실입니다. 엘리멘탈은 이스터에그를 주기율표를 대입하여 사용했기 때문에 A113에 대한 언급은 알아차리기 어려운 더욱더 복잡한 형태가 되었습니다.
엘리먼트 시티 표지판에 "A" "H" "Al"이 적혀 있기 때문입니다. 두번째 기호부터 따져보면 H는 원자 번호가 1인 수소를 의미하고, Al은 원자 번호가 13인 알루미늄을 의미합니다. A만 있는 원소는 없으므로 해당 문자는 그대로 A로 이해하면 A113으로 읽힙니다. '엘리멘탈'의 세계에서 A, H, Al은 기차의 역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픽사를 이해하는 팬들은 이렇게 A113의 진짜 숨겨진 의미를 이해하게 됩니다.
픽사 영화에서 A113을 방 번호로 사용한 것은 예전에 인크레더블과 몬스터 대학교에서도 있었습니다. 엘리멘탈에는 이런 예전 픽사 영화와 비슷한 형태의 A113 이스터에그도 있긴합니다. 웨이드 직장인 시청 내 부서 사무실의 방 번호로 A113이 보인적이 있습니다. 웨이드가 티켓을 가질러 가는 중 웨이드의 상사를 기다리며 문 밖에서 엠버가 있는 이때 잠깐 보이게됩니다.
엘리멘탈 영화의 영감
인터뷰에 따르면 피터 손감독의 가족은 1960년대 후반쯤 한국에서 미국 뉴욕으로 이민을 왔다고 합니다. 피터 감독이 학창시절 학교에서 원소 주기율표를 배우던 때였는데 도시 곳곳에서 보았던 다세대주택 단지가 서로 다른 원소들이 서로 얽혀 사는 모습과 비슷하다는 것을 느낌을 받았습니다. 참으로 기발하다고 생각이 드는데 성인이 되어 이 어린 시절의 생각은 엘리멘탈의 형태로 현실화되었습니다.
감독은 뉴욕의 5개 자치구인 맨하탄, 브롱스, 퀸즈, 브루클린, 스테튼 아일랜드 를 돌아다니며 무수히 많은 다양한 문화가 혼합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렇게 뉴욕에서 관찰한 또 다른 것, 즉 다양성을 영감의 원천으로 삼았습니다. 처음에 엠버의 부모님들이 불들만 있는 동네를 떠나 배를 타고 물, 구름, 흙 등이 살고 있는 도시로 와서 놀라는 모습이 이 사실을 알고나니 어떤 장면인지 더욱더 명확해지는 느낌입니다. 또한 감독은 뉴욕에 정착한 많은 이민자들이 자신과 가족, 자녀를 위해 잘 살고자 하는 동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불이 사는 파이어타운은 누군가에게는 코리안타운 같은 느낌일 수 있습니다. 서로 희생해서 사는 엠버의 가족들을 보면 그런 느낌을 잘 표현해주는 것이 느껴집니다. 엠버 아버지의 가게가 꿈이 아니라 사실 엠버가 아버지에겐 꿈이었고 동기였던 것입니다.감독자신의 이민자 경험을 통해 엘리먼트 시티에 살고 있는 다양하고 독특한 요소를 그려냈습니다. 그리고 고향을 떠나 이민와서 더 나은 삶을 만들고자 하는 엠버 가족의 열망이 더욱 현실적으로 나타다게 영화에서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픽사의 차기작 엘리오
픽사는 상징적인 이전 영화와 스튜디오 자체의 역사를 언급하는 것 외에도 신작을 개봉할 때마다 다음 영화에 대한 이스터에그를 포함시켜왔습니다. 이런 것을 보면 픽사의 부서별, 작품별로 서로 챙겨주는 듯한 끈끈한 느낌도 받을 수 있습니다. 2024년에 개봉 예정인 공상 과학 우주 모험 영화인 엘리오는 '엘리멘탈'에서도 이스터에그로서 잠시 등장합니다. 가장 눈에 띄는 예는 엠버가 웨이드 집에가서 가족들을 만나는 장면 중 웨이드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을 농담으로 말해주는 장면입니다. 학교에서 호기심에 스펀지에 손을 대고 몇시간 갇혔던 어린 시절을 잠깐 회상하는 장면입니다. 해당 장면의 배경에는 "우주 클럽에 가입하세요"라고 적힌 포스터가 있고 촉수 달린 행성이 있는데, 이는 엘리오의 예고편에서 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사실 프로듀서 데디스 림에 따르면 엘리멘탈의 이스터에그 중 하나로 비밀스런 엘리오 캐릭터도 등장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캐릭터가 영화 어딘가에 숨겨져 있다고 알려주었지만 아직 영화가 개봉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가 카메오를 정확히 무엇인지 집어내기는 어려우니 영화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봐야겠습니다.
파이어타운을 이을 엠버의 꿈
엘리멘탈에서 펼쳐지는 이야기 중 가장 큰 피터 손 감독과의 접점은 엠버 아버지의 가게이기도 합니다. 엠버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파이어타운의 상점은 피터 감독의 아버지가 운영하던 두 개의 가게를 실제 기반으로 생겨났습니다. 그 외에도 피터의 아버지는 사업가적 성향이 강하고 예술을 하고자 하는 아들인 피터의 열망을 그다지 지지하지 않았다는 사실 또한 영화에 영감을 주었습니다. 피터 감독의 아버지는 그가 자신의 발자취를 따라 좀 더 상업적 일을 하기를 바랐는데, 이는 영화에서 엠버 자신은 유리공예를 하여 새로운 직장으로 도전하고 싶지만 부모님에게 말하기를 두려워하는 모습을 그려주는 것에서 나타납니다. 결국 영화 엘리멘탈에서는 엠버가 아버지에게 털어놓고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인턴을 하게 되는 것으로 해피엔딩을 맞이합니다.
굿 다이노와 피터감독
엘리멘탈에서는 영화 굿다이노가 연상되는 연출도 몇가지 있습니다. 많고 많은 픽사작 중에서 '굿 다이노’가 영화 엘리멘탈 이스터에그로 출연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것은 픽사에서의 피터 손감독의 이력 때문이기도 합니다. 피터 손 감독은 픽사에서 다양한 직급으로 오랜 경력을 쌓아왔으며 2015년의 '굿다이노'가 그의 장편 감독 데뷔작입니다. 개인적으로 저평가되서 아쉬운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엘리멘탈에는 벽난로의 플린트 앤 스톤 만화책 표지에 굿다이노의 알로가 등장하고 영화관에서는 '굿다이노소어'라는 실제 제목처럼 네이밍을 한 '굿엘리먼트' 포스터가 걸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엠버와 웨이드의 사랑
엘리멘탈이 피터 손 감독의 자서전처럼 기획된 것은 아니지만, 엠버의 이야기 속에는 분명 피터 감독의 삶의 이야기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엠버와 웨이드 사이의 물과 불처럼 역동적인 관계는 그의 삶과 무관하지는 않습니다. 그는 실제로 자신의 부모님과의 관계와 자신과 같은 한국인이 아닌 아내와의 관계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이로 인해 엠버와 웨이드의 관계를 알게된 버니의 반대가 갈등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피터 감독의 할머니가 마지막으로 남긴 유언은 "한국인과 결혼해라"였다고 합니다. 이는 영화 '엘리멘탈'에서 죽어가는 엠버의 할머니가 마지막으로 남긴 유언이 "한 가지만 약속해... 불과 결혼해"라고 말하는 대사에도 반영이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영화상에서는 부모님의 반대보다는 엠버 자신이 다른 원소와는 안된다고 이미 생각하는 것이 웨이드와의 관계에서 더 큰 벽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아마도 역시 그렇게 듣고 자란 피터감독의 실제 경험과 맞닿아 있지 않을까 합니다.
스튜디오 지브리와의 인연
픽사가 자사 영화를 은연 중에 작품에 보여주는 것이 많다고 해서 픽사작품만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일본의 최고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중 하나인 스튜디오 지브리에 대한 것이 그 한 예입니다. 엘리멘탈은 엠버가 웨이드 집에가서 가족들을 소개시켜 줄 때 웨이드의 여동생 여자 친구에게 지브리라는 이름을 붙여 이웃집 토토로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같은 걸작을 만든 것으로 유명한 지브리 스튜디오가 연상되는 이름을 언급했습니다. 의외라고 여길 수 있지만 디즈니와 스튜디오 지브리의 관계에 답이 있습니다. 디즈니는 이전에 지브리의 영화를 전 세계에 배급한 바 있습니다.
피터 감독과 부모님
피터 손 감독의 어린 시절 부모님의 재정상 여분의 돈이 들어오면 피터의 어머니는 그와 그의 형제들을 영화관에 데려가곤 했습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덤보'를 보러 갔을 때, 피터는 처음으로 어머니가 통역을 하지 않아도 자신이 이해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그 때 대사없이 시각적 효과만으로 사람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애니메이션의 힘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이 경험은 그림에 대한 그의 사랑과 함께 그를 애니메이션의 세계로 이끌었습니다.
엘리멘탈을 만들게 된 계기는 피터 손 감독의 장편데뷔작 '굿다이노'로 상을 받은 것이었습니다. 그는 상을 받으면서 관객석에서 감격해하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며 자신이 여기까지 오기까지 부모님이 얼마나 많은 희생을 치렀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다른 픽사 직원들과의 대화를 해보면서 피터 감독은 자신의 경험을 발판으로 이민 1세대와 2세대 가족 구성원 간의 차이를 다루면서도 성장해가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큰 계획을 품게 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피터 감독의 부모님은 영화 제작 도중 모두 돌아가셔서 영화가 완성되는 과정이나 영화 엘리멘탈의 성공을 보지 못했습니다. 영화 엘리멘탈이 그의 부모님의 나라인 한국에서 대대적인 흥행을 한 것을 생각하면 굉장히 안타까운 일입니다. 부모님을 잃은 슬픔 속에서 영화는 훨씬 더 어두워졌다고 합니다만, 감독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끝에 오늘날의 밝은 영화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비록 피터 감독의 부모님은 피터감독의 열정이 들어간 작품을 경험하지 못했지만, 대신 많은 사람들이 엘리멘탈의 멋진 세계로 이동하여 현실에 뿌리를 둔 듯한 아름다운 이야기를 경험했고 많은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였으며 한국에서는 픽사영화 최고 흥행작으로 마침표를 찍어 의미가 깊습니다. 코로나시대 이후로 영화흥행 기록들이 줄어드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흥행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MOVIE N TV SHOW'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라라랜드의 감동적인 명대사와 그들의 꿈 이야기 (1) | 2024.02.18 |
---|---|
영화 이터널선샤인 시간순서 정리 및 결말해석 (0) | 2024.02.11 |
영화 웡카와 결말해석 속편 제작 가능성 (0) | 2024.02.06 |
디즈니플러스 로키 시즌2 결말 해석 (1) | 2024.02.01 |
디즈니 영화 위시의 메인 서사와 실패요인 (0) | 2024.0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