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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N TV SHOW

영화 바비결말해석 그리고 켄의 I'm just Ken

by 망고푸딩이 2024. 1. 18.

영화 바비의 결말의 의미 (이 글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노아 바움백과 함께 각본을 공동으로 쓴 그레타 거윅이 감독한 영화 바비는 마텔의 장난감 바비인형을 가지고 만든 실사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카메라는 바비랜드에서 현실 세계로 모험을 떠나는 주인공 바비와 켄을 비추며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실제로 마텔이 제작한 바비 영화는 현실 세계의 문제를 판타지와 풍자에 결합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후반부에서는 바비와 켄에게 현실 세계를 다녀온 후 이제는 다시 되돌아갈 수 없는 변화를 가져오는 동시에 각자가 깨달음을 겪는 여정을 가게됩니다.
바비는 글로리아(아메리카 페레라), 그리고 그녀의 딸 사샤가 세뇌당했던 바비들과 힘을 합쳐 켄들에게서 바비랜드를 되찾는다는 내용으로 끝납니다. 켄들이 도취되어 정신을 놓게되자 바비들은 헌법을 바꾸지 않기로 투표하여 켄의 왕국을 퇴출하고 바비랜드를 되살리는 동시에 좀 더 나은 한발자국으로 나아가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일부 켄이 하급 법원에서 근무하기를 원하자 할 수 있도록 그리고 이상한 바비는 정부 부처에 기용하는 것으로 바꿔갑니다. 이 시점에서 켄왕국이 무너지자 가장 죄절하는 것은 라이언 고슬링의 켄이었습니다.  마고 로비의 바비는 실존적 위기를 겪고 있는 라이언 고슬링의 켄과 본인들의 정체성에 대해 대화를 하면서 그녀가 없는 켄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내야 한다고 말해줍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바비 자신은 전형적인 바비인형의 삶에서 자신이 풀어가야할 다음 단계가 무엇인지 확신하지 못합니다.  결국 영화 바비의 이 대목에서 변화라는 것은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를 자각하고 학습하는 것에서 출발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 마지막에 바비는 그녀의 인생에서  결정을 내립니다. 더 이상 정형화된 원래의 바비로 돌아갈 수 없다고 생각한 바비는 마텔의 창업자인 루스 핸들러를 만나 둘만의 대화를 합니다. 그러면서 루스는 자신의 딸 바버라의 이름을 따서 바비를 고안했다고 이야기해주면서 여성들, 인간들의 인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루스와의 만남 이후 바비는 완벽하고 하루하루가 즐거운 영원한 바비랜드에 남는 대신 영원히 인간이 되기로 결심합니다. 바비는 이 결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바로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불완전한 동시에 세월의 영향을 받아 결국 죽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바비는 독립적인 인간으로서의 새로운 기회를 잡습니다. 바비는 관념의 존재로 영원히 살기보다는 인간으로서 불안정하더라도 세상에 무언가 의미를 부여하는 삶을 그리고자 합니다. 
사실 바비는 현실 세계에 있으면서 바비랜드에서 가질 수 있는 자신과 자신의 완벽한 삶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했습니다. 바비는 수많은 감정을 느끼고, 실존적 위기를 헤쳐나가고, 행복하고 슬픔이라는 감정 아래 바비랜드가 제공할 수 있는 것 이상의 것을 배우고 경험하고 싶어했습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바비랜드에서 평생을 지내다 현실에서 본 여성의 위치나 역할을 보고 당황했던 것처럼 그녀가 본 현실은 알고 있는 완벽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그렇다고 바비가 바비랜드에서 그랬던 것처럼 자신만의 방식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바비는 불완전하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진정으로 탐구하고 싶었고, 사회를 공부하고 생각할 때 비로소 변화가 시작되는 것이 바로 인간이기에 현실세계에서 수반되는 좋은 점과 나쁜 점에 대해 고민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게 자아를 고찰하면서 바비는 현실 세계에서 더 다양하게 자신을 위한 일을 시도해볼 수 있고, 결국에는 자신만의 결말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바비는 인간으로서 글로리아 가족네 차를 타고 병원에 진료하러 가는 장면으로 이야기가 끝이 납니다.

영화 바비의 마지막 장면은 관람객들이 기대하는 것과는 많이 다릅니다. 사실 영화 바비가 사회 풍자적 영화라는 정보를 철저히 감추고 개봉을 해서 대부분 바비 소재의 가족 영화로 관람한 관객이 많았었습니다. 마지막 서사로 바비가 바비랜드를 떠나 진짜 인간이 되기로 결심했을 때, 글로리아와 그녀의 가족은 어딘가 면접을 보러가는 듯한 그녀를 차로 데려다주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반전이었는지 대신 바비는 이와중에 예쁜 분홍색 버켄스탁을 신고는 한 건물 안으로 들어가 '산부인과 의사를 만나러 왔어요.'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끝이 납니다.

이에 대해 감독은 그레타 거윅은 어떻게 설명을 했을지 궁금해집니다. " 사실  농담으로 끝내고 싶었으나  매우 감동적이게도 마무리하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이 단순한 대사는 각본가이자 감독에 따르면 보기보다 훨씬 더 깊은 의미를 담고 있었습니다. 그레타 거윅은  인터뷰에서 이 영화에서는 모든 것이 적어도 농담과 감동이라는 2가지 수준에서 작동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밝히며 자신이 10대 소녀였을 때 자라면서 변하는 몸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러웠으며 모든 것을 숨겨야 하는 것처럼 느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마고 로비가 바비인형의 역할이 되어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해당 마지막 대사를 마지막에 행복하고 기쁘게 말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기뻤다고 말합니다. 

그레타 거윅의 설명을 인용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소녀들에게 '바비도 할 수 있다'는 느낌을 줄수 있다면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전체에 그런 것들이 정말 많습니다. 항상 유쾌함과 진심을 찾는 것이 중요했어요.

그 대사와 결말은 제가 지금까지 만든 대부분의 작품에서 느꼈던 것처럼, 제 공로를 인정받을 수 있는 무언가가 없었습니다. 꿈속에서 그 대사가 떠올랐고, '다른 방법이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리허설에 들어가서 마고와 함께 대본을 읽기 전까지는 확신이 없었습니다. 어떤 대사를 하고 싶은지 감이 잡혔는데, 막상 마고가 대사를 하고 나니 정말 멋지고 유쾌하고 공감할 수 있는 대사였습니다. 저는 '바로 그거야!' 라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진지하면서도 동시에 우스꽝스러웠습니다.

 

영화 바비는 가부장제도, 페미니즘과 같은 이 사회의 젠더간의 정치를 내용으로 다루고 있지만, 그 핵심은 사회가 부여한 정체성을 넘어 자기 자신의 내면을 기꺼이 들여다보고, 어렵더라도 변화를 위해 싸우는 것에 관한 것입니다. 오히려 특정 사상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페미를 위한 페미니즘은 지양하라는 의미도 함축하고 있습니다. 캐릭터마다 실존위기에서 대처 방식은 달랐지만, 바비와 켄은 둘다 바비랜드를 떠나 새로운 현실을 마주하고 더 이상 예전처럼 쉽게 자신을 정의할 수 없게 되면서 길을 잃습니다. 그렇기에 바비와 켄이 모두 정체성 위기를 겪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또한 존재를 자각한 이상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으며, 두 사람 모두 인간으로서 성장하기 위해 불완전하고 혼란스럽더러도 자신만의 길로 걸어가도 좋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나는 단지 켄일뿐' (I'm just Ken)의 인기


이 영화가 제목부터 바비에 대한 영화이긴 하지만 사실 이 영화의 승자는 켄이라고 생각합니다.

켄은 영화 바비에서 '나는 단지 켄일뿐' 이란 노래를 통해 자신이 무엇을 하든아무리 노력해도 항상 열등하고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좌절감을 진지하면서도 코믹하게 표현합니다. 영화에서 '나는 단지 켄일뿐'의 음악은 켄이 라크로스 스틱, 테니스 라켓, 비치볼을 들고 해변에서 전투를 벌이는 동안 더욱더 웅장해지며 드라마틱한 노래와 춤은 엄청난 시너지를 만들어냅니다.
웃기지만
이는 흔히 이해하는 페미니즘을 넘어서는 영화 바비의   메시지와 연결되는데, 여성의 권한 강화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기회 와 주체성을 부여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에 관한 것입니다. 처음에 들었을 때는 노래가 왜 이런가 싶다가 계속 들으면 중독성이 심한 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비가 7월에 개봉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노래의 크리스마스 버전이 작년 말에 라이언 고슬링의 라이브 영상으로 나왔고 올해 크리틱스초이스 주제가 상을 받은 것으로 알 수 있듯이 '아임 저스트 켄'의 성공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노래가 인기를 얻은 이유 중 하나는 새 비디오의 시작 부분에 "원곡은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섬세함이 있다"는 멘트가 말해주는 듯 합니다. 결국 이 노래는 켄들이 꾸미는 아카데미시상식 무대로 이어졌습니다. 이 노래는 몸짓부터 과장되고 재미있지만 가사는 진지하게 들리도록 만들어졌으며, 라이언고슬링의 켄은 연기력이 점점 미쳐가는지 이러한 톤에 딱 맞추어 더할 나위없이 완벽한 연기를 보여줍니다. 켄이 표현하는 부인할 수 없는 연약함과 진심은 관객들을 사로잡습니다. 한 댓글에는 ' 라이언 고슬링 날 가져요, 엉엉'에 필적할 만한 영어 표현도 있었습니다.

결국 모든 요소가 어우러져 이 노래는 영화 바비의 주제, 코미디와 완벽하게 어울리는 진정한 히트곡이 되었습니다.

영화 바비의 많은 요소와 마찬가지로 이 노래는 겉으로 보기에는 우스꽝스러워 보일 수 있고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사람들을 웃고 울렸습니다.  '난 그냥 켄'을 능가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지만, 훗날 켄의 스핀오프나 바비 2가 제작이 구체화된다면 시상식 때 공연이 2곡 이상 뒷받침 되도록 라이언의 음색이 돋보이는 또 다른 노래가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